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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꿀팁

불확실성이 (상당히) 사라진 이랜텍의 전자담배 수주

by 세상지식 2023.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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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14일 이랜텍이 케이티엔지와 맺은 전자담배 디바이스 수주 금액은 약 3,700억원입니다. 계약기간이 2023년 6월 30일까지인데, 현재 추세라면 2022년 말 85~90% 정도의 납품이 완료되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2월에 나올 연간보고서를 보면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고, 이대로 된다면 1사분기 경에 더 높은 금액으로 연간 수주가 체결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왜냐! 

지난 달 말 KT&G와 PMI 사이에 15년짜리 수십조에 달하는 메가딜이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이 계약이 어떻게 될 것인지가 이엔텍 수주의 관건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제 그 걱정이 완전 해소되었습니다.

 

 

KT&G, PMI와 15년 더 함께한다…백복인 "우리가 패러다임 주도"

15년 장기계약 기반 글로벌 전자담배 부문 수익성과 성장성 확보백복인 KT&G 사장(왼쪽)과 야첵 올자크 PMI CEO가 서명식을 마치고 악수하고 있다. /이중삼 기자[더팩트|이중..

news.tf.co.kr

 

금번 KT&G와 PMI의 계약이 이랜텍의 릴 솔리드2.0 ODM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좀 살펴보겠습니다.

릴 솔리드2.0

 

 

1. 전자 담배 시장

 

전자 담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가 동감하고 있을 것입니다. 전자담배는 기존 담배의 유해성 저감, 냄새 저감, 각 국가의 금연대체재 지정 등으로 시장 환경이 우호적입니다.

거기다 전자담배 기기에 들어가는 1회성 '스틱'의 제조원가가 기존 연초담배보다 낮아 더 큰 유인이 됩니다. PMI의 경우 전자담배 스틱의 이익율이 연초 담배 대비 2.4배라고 밝혔습니다.

 

시장 상황도, 담배회사도 적극적으로 뛰어들 유인이 있는 것입니다. 매년 성장률도 20%를 상회하고 있습니다.

 

* 이엠텍의 IR 자료에서 제시하고 있는 전자담배 시장 자료 참고

 

 

2. 케이티엔지(KT&G)와 PMI(Philip Morris) 

 

케이티엔지는 2017년부터 전자담배를 출시하며 2조원까지 성장한 국내 시장에서 2022년 초부터 47% 점유율을 가져가며 1등 사업자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이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이 아닙니다. 

 

2017년 PMI가 전자담배 기기를 출시해 시장을 선점했고, 케이티엔지는 불과 4개월 늦으며 마켓쉐어 3%에서 시작해 국내 1위를 차지하기까지 5년이나 걸렸습니다.

소비자는 기기를 구입한 후에는 해당 기기에 적합한 스틱을 구입해야 하는데, 기기로 '락-인(lock-in)' 시키는 게 굉장히 중요한 과제가 된다는 것을 케이티엔지도 PMI도 알게 되었습니다. 

 

 

3. PMI는 왜 한국산 기기를 판매하는가?

 

PMI도 스스로 전자담배 기기와 스틱을 만들어 팔면 되지 않을까? 케이티엔지는 ODM 받은 기기를 가지고 직접 해외로 진출하면 되지 않을까? 왜 둘은 해외 시장에서 협력하는가? 어디서 양사의 니즈가 일치되었는지 궁금함이 생깁니다.

 

PMI 입장은 이런 것일 겁니다.

 

PMI는 담배 만드는 회사이지 전자기기를 만드는 회사가 아닙니다. 그런 노하우가 없습니다. 그리고 전자담배 기기는 제조업이고 보통 영업이익율은 한 자리 수입니다. 그러면서도 기술적으로 그 미묘한 효과들을 잘 살려야 합니다. 기존 담배회사의 영업이익은 25~42% 정도(PMI는 40% 수준의 영업이익)인데, 역량도 없고 남는 것도 없는 전자기기를 직접 만들 유인이 떨어집니다.

 

기존 담배회사에서 중요한 것은 제대로 된 전자기기를 빠르게 출시하고 그것을 마케팅한 후 자사의 스틱을 판매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어차피 스틱이 기존 연초보다 많이 남는데 전자기기에서는 남길 필요가 없습니다. 빨리 보급해서 소비자를 락인시키고 자사의 스틱을 파는 게 훨씬 효율적입니다.

 

그런데 케이티엔지의 '릴 솔리드 2.0'을 보니까, 제품이 좋은 겁니다. 그리고 다른 릴 시리즈와 다르게 PMI의 스틱인 '히츠(HEETS)'와 호환도 됩니다. 오히려 더 맛이 좋다고도 합니다. 그렇다면 PMI는 릴 솔리드2.0를 팔 충분한 유인이 생깁니다.

 

그리고 어차피 이 전자기기가 영구적인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릴 솔리드에 PMI 브랜드를 붙여서 판매하며 시장을 선점하다가 PMI의 새 신제품이 나오면 교체 판매할 수 있으므로 PMI가 시장을 선점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경쟁사로 등장할 KT&G를 사전에 막아 놓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 놓으면 시장 자체는 PMI가 월등한 1위가 됩니다.

 

 

4. 케이티엔지는 왜 PMI와 협업하는가?

 

케이티엔지는 이럴 겁니다. 자사의 전자담배기기를 가지고 직접 해외로 진출하려고 하면 인지도가 떨어지고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전자담배기기는 선점하는 게 중요한데 시간과 비용이 너무 많이 드는 것이지요. BAT(브리티시 아메리카 토바코)가 고전하고 있는 것도 눈으로 보기도 했습니다.

 

일단 PMI의 브랜드와 유통망을 타고 해외 진출을 하는 것으로 선택했을 것입니다. 일단 릴 솔리드와 KT&G의 스틱 브랜드를 알려 놓는 것이죠. PMI와 계약이 종료되면 KT&G가 '릴 솔리드'라는 알려진 브랜드로 진입할 수도 있을테니 말입니다. 

 

 

5. 그래서 <릴 솔리드2.0>은 잘 팔리고 있는가?

 

아직 PMI의 2022년 결과 자료가 나오지 않았고, 케이티엔지에서도 정확한 해외 판매현황을 발표하고 있지 않아서 숫자로 확인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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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시장에 알려진 바는 2021년도 케이티엔지의 해외 전자담배 판매 실적이 2020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하였고, 해외 진출국 확대 추세에 따라 더 가파르게 성장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2000년 첫 출발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일본 3개국이었는데, 2021년 말 23개국, 2022년 말 31개국까지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출처. 파이낸셜 신문. 2022.10.27

 

그런데 여기서 궁금증이 생깁니다. 케이티앤지가 PMI를 통해 제품을 판매할 때 릴 솔리드2.0만 내보내는 게 아닌데 그 중 릴 솔리드2.0의 판매 비중이 어떻게 되느냐 하는 점입니다.  

 

이때 PMI의 주력 모델이 바로 릴 솔리드 2.0인 것입니다. 릴 솔리드, 듀어, 하이브리드 등의 브랜드도 있지만 3개국 정도에만 같이 판매되고 나머지 나라들은 모두 릴 솔리드2.0만 단독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3개국을 제외하고 릴 솔리드2.0 단독 판매 중
3개국을 제외하고 릴 솔리드2.0 단독 판매 중

 

 

6. 릴 솔리드2.0은 누가 만드나?

 

원래 케이티엔지의 핵심 벤더는 이엠텍이었습니다. 그러다 이랜텍이 복수 벤더로 참여하게 되었고, 그 중 릴 솔리드2.0을 맡게 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지난 해 이엠텍과 케이티엔지의 특허 이슈로 관계가 삐걱거리게 되었습니다(표면적으로는 그렇지만 실제는 이엠텍이 고객사를 늘리면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었을 지).

 

그러면서 릴 솔리드2.0을 이랜텍이 전담하며 핵심 벤더가 됩니다. 

 

 

7. 케이티엔지가 이랜텍을 밀어내면 어쩌나?

 

장기적으로 어떨지 모르지만 단기적으로는 이랜텍을 대체할 벤더가 나오기는 어려워보입니다. 이랜텍만큼 기술력을 인정받은 곳이 없고, 거기다가 물량을 소화할 만한 캐파를 가진 곳이 없습니다. 거기다 벤더를 바꾸려면 PMI에도 승인을 받아야 할텐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8. PMI와 케이티엔지의 재계약은 이루어질까?

 

남은 우려는 PMI와 케이티엔지의 계약이 올해 만료된다는 것입니다. 서로 각자의 길을 갈 여지가 있을까요? 케이티엔지 입장에서는 현재 상황을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PMI가 글로벌로 판매하면 그냥 돈을 벌면 됩니다. 지금 시점에서 글로벌 시장으로 뛰어들 유인이 별로 없습니다. 

 

PMI는 어떨까요? 굳이 재계약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이미 릴 솔리드2.0이 잘 팔리고 있고, 애초의 계획대로 잘 되고 있는데 해지할 필요가 없습니다.

 

더군다나 작년까지 진출 국가를 31개국까지 늘렸는데, 지금와서 릴 솔리드2.0을 팔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재계약은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8. 결론

 

케이티엔지에서는 PMI와의 금번 계약을 통해 현재까지 31개국 진출에서 PMI가 진출한 모든 국가(70개국)로 확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올 1사분기 진행될 케이티엔지와 이랜텍의 계약 역시 당연히 이루어지고 전년도 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랜텍은 전자담배 외에도 기존 휴대폰 케이스를 비롯해서 가정용 ESS, 인도 모빌리티, 로봇, 메타버스, 2차전지 케이스 등 여러가지 사업이 있으나 전자담배 부분의 비중이 크고 All or Nothing의 이슈가 있는 사업이라 이렇게 살펴봤습니다.

 

원래 이 글을 작성할 때는 케이티엔지와 PMI와의 15년 계약 전의 예상을 작성하는 것이었는데, 잠깐 한 눈 파는 사이에 계약이 진행되어 글이 조금 엉망이 된 점 있는데 양해 구하겠습니다. 기분이가 좋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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