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병의 근원은 복부 비만

일상적인 상황

“이번 프로젝트 맡은 다음에 4kg이나 빠졌어.”

 

S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40대 후반 A 부장의 말입니다. A 부장은 건장한 체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키는 175cm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키가 조금만 더 컸으면 군대에 갔을 때 헌병을 했다해도 믿었을 것 같습니다. 옆에 있는 직원이 한마디 거듭니다.

 

“부장님, 살 빠져서 좋으시겠네요. 저는 노력해도 잘 안 되던데...”

 

최근 맡은 업무의 스트레스로 체중이 줄었겠지만 4kg은 꽤 많이 빠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나이 때의 남성들은 알 것입니다. 체중이 줄어들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어디서 줄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뱃살은 그대로인 게 문제야.”

 

그렇습니다. 30대 중반이 넘어서면 대부분 남성들에게 뱃살이 생깁니다. 과학적으로 설명하긴 힘들어도 대충은 알 수 있습니다. 가끔 아침을 거르긴 하지만 그래도 식사는 하루 세 끼를 다 하려고 합니다. 잦은 야근이 진행됩니다. 늦게까지 야근할 때는 치킨, 짜장면, 사발면 같은 야근 특식(?)을 먹어줘야 제 맛입니다. 든든히 먹지 않으면 체력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야근이 없는 날에는 회식이나 술자리가 있습니다. 술도 술이지만 여러 가지 다채로운 안주를 먹게 됩니다. 가장 자주 먹는 안주는 돼지고기 삼겹살이나 후라이드 치킨 같은 것들입니다. 골뱅이 소면 무침, 계란 찜 같은 것도 빠지지 않습니다. 가급적 공기밥이나 라면으로 속을 채워놓고 시작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먹고, 먹고, 먹는데, 몸은 그저 책상에 앉아서, 운전대 앞에 앉아서, 술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이것저것 잔뜩 먹으면 배가 조금 더부룩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앉아서 한 두시간 지나면 소화가 되고, 그러면 속이 편해 집니다. 그러니 배에 지방이 차고 뱃살이 나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대부분의 40대, 50대 회사원들은 이렇게 생활해 왔습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배가 나오더라도 적당한 풍채가 뒷받침 되면 오히려 푸근한 중년 남성같아 보여서 나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대부분 남성들이 자신의 나온 배에 대해 특별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나만 그런 것도 아니고, 주위가 다 그렇기 때문에 안도감이 생기기도 합니다. 배가 나왔다고 해서 당장 불편한 것도 없습니다. 이 나이에 몸매 관리에 신경쓴다고 이것 저것 가려 먹어봐야 유별나다는 소리만 들을 뿐입니다. 이미 나온 배, 어떻게 할 것인가. 운동을 하면 좀 들어간다고 하는데, 운동할 시간이 어딨습니까. 한번씩 생각을 하긴 하지만 그냥 지금처럼 사는 게 좋은 겁니다.

 

그런데 정말 남들처럼 그렇게 살아가면 되는 것일까요? 지금 당신의 배를 손가락으로 잡아보세요. 뱃살이 잡히나요? 뱃살의 문제점은 모든 성인병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성인병은 어느 날 갑자기 증상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그 시초는 바로 뱃살입니다. 정말 그러냐고요?

 

으쌰으쌰

 

성인병의 근원은 복부 비만

복부 비만은 생활 속에서 별다른 문제를 야기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나이가 들면서 적당히 나온 배는 푸근한 느낌마저 줍니다. 복부 비만이 좋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사실 특별히 불편한 것도 아닙니다. 나중에 시간이 좀 있으면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정도입니다.

 

복부 지방이 당장 불편함을 주지 않는다고 해서 복부 지방으로만 남아있는 게 아닙니다. 문제는 복부 지방에서 각종 독소를 배출한다는 데 있습니다. <대한 비만학회지, 2010>에서는 성인에서 내장 지방량과 내독소와의 연관성에 관련된 실험 결과를 내 놓았는데, 복부 내장 지방량이 많아질수록 혈청 내 독소가 늘어난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이 2007년 내 놓은 자료에도 체중을 감량할수록 염증수치가 감소된다는 결과를 내 놓은 바 있습니다.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독소나 환경 호르몬들은 지방에 잘 녹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들이 우리 몸의 중성 지방에 쌓여있는 것입니다. 이 독소들을 없애려면 이것들이 축적되어 있는 지방을 분해시켜야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독소들이 계속 배출되면서 몸 속 장기들을 을 우리 몸 속에 계속 안고 있으면 여러 가지 질병의 원인이 되는 것입니다.

 

뇌에도 해로운 복부 비만

복부 비만은 뇌에도 해롭습니다. 복부 비만이 있으면 뇌졸중을 포함한 실혈관계 위험이 증가합니다. 노년으로 접어들면서 심각하지 않은 뇌졸중이 여러 번 발생할 수 있고, 그럴 경우 뇌의 일부분이 죽게 되는데, 그 때 뇌 기능이 손상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의학 용어로는 이를 ‘다발경색 치매(multi-infarct dementia’라고 합니다.

 

복부 비만이 가져오는 문제는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복부 비만 자체는 당장 아무 증상이 없어 보일 지 모르지만, 지방간, 고지혈증, 고혈압, 제2형 당뇨병, 치매, 뇌기능 저하 등 거의 모든 대사 증후군의 출발점이 된다는 것입니다.

 

2023.01.16 - [분류 전체보기] - 약간의 지방간에서 출발, 그 다음은 고지혈증

약간의 지방간에서 출발, 그 다음은 고지혈증